(25일째) 만사는 마츠모토 타이요를 좋아한다
마츠모토 타이요, 《동경일일》 (2023)
만사가 만화를 좋아하는 건 얘기했었다. 그가 이름을 외우고 있는, 몇 안 되는 만화작가 중 한 명이 마츠모토 타이요(松本大洋)다. 이번에 《동경일일(東京日日)》이라는 새 책이 나왔다.

《동경일일》, 마츠모토 타이요(지음), 이주향(옮김), 문학동네, 2023.
마츠모토의 작품은 한 장면 한 장면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한다. 그림에 스며들어 있는 이야기는 감정을 조용하게 또는 강렬하게 뒤흔든다. 장르 문법 같은 것은 따르지 않기 때문에 휙휙 넘기며 볼 수는 없다. 인간을 관찰하고 다루는 깊이도 구불구불 한참을 깊이 내려간다.
몇 컷은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듯 한참을 들여다봤다.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들이었다.
(Matthew Halsall은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재즈 뮤지션, 트렘펫 연주자이다. 그의 음악은 “앨리스 콜트레인, 파로아 샌더스, 마일스 데이비스의 영적 재즈(spiritual jazz)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The Cinematic Orchestra의 발자취를 따라 트립합의 영향1”을 받았다고 한다.)
길 오른쪽 집들의 처마가 늘어뜨린 그림자와 함께 걷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긴 그림자, 띄엄띄엄 비어있는 주차장,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저 길의 공기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당연한 소리지만) 저 잎의 무늬를 일일이 다 손으로 그렸을텐데 얼마나 걸렸을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뻗어 내려온 가지와 잎의 배치가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구나, 그 위에 적절한 빗줄기의 표현, 오른쪽에 그린 잎에서 맺혀 떨어지는 물방울. 만화작가들은 생활 속 장면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겠구나 싶었다.
이 만화는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이렇게 도시의 풍경 컷으로 마무리한다. 이 컷은 오로지 저 하늘의 별을 그리고 싶어서 넣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했다. 도시는 저 별을 위한 배경일 뿐이라는.
이 만화의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믿는 세계를 만화로 표현하고 싶었지만 포기했거나 타협한 사람들이다. 애초에 주인공의 직업은 작가들을 더 빛나게 함으로써 만족하는 편집자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고,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점이 재밌다. 타인의 세계를 사랑함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제2권으로 완결인 줄 알았는데 계속 나온다고 한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은 거의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그새 못 본 책들이 나와 있었다. 일단 《루브르의 고양이》를 주문했다.







우리들의 삶은 신으로부터 선물받은 축복임에 틀림이 없는데... 가끔 마주하는 하나 하나의 삶들은 왜 이리 애잔한지...
그림이 거칠지만 살아있는 느낌이예요.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요.
만화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데 보고 싶은 그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