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만사는 궁궐로부터 영향 받는다 (2/2)
각자석, 담장, 처마, 길, 낙엽, 가을
종묘 바깥쪽 담장에는 85개의 각자석이란 것이 있다. 안내문을 옮겨보면 이렇다.
종묘 외곽담장에는 수리 시기를 표시한 85개의 지대석이 있다. 이 중 76개에는 조선시대의 규례에 따라 간지(干支)로, 9개에는 일왕 히로히토(裕仁)의 연호인 쇼와(昭和)로 수리 연도가 새겨져 있다.
강제병합 이후 조선총독부는 창덕궁—창경궁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지맥을 끊는 도로를 개설하여 일대의 원형을 크게 훼손하였다. 이와 함께 종묘 담장의 일부를 수리하면서 쇼와(昭和)로 개축 연도를 새겨놓았다.
이 새김돌은 오욕의 역사가 담긴 일제 잔재이기에 그 설치 내력을 기록하여 후대의 경계로 삼고자 한다.
참으로 집요하고 간악하게 망쳐놓은 일제다. 일제강점기에 수리했으면 연도를 새기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쇼와’이긴 하지만 왜 이전처럼 연도를 새겼을까? 아마도 자신들이 계속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아니었을까라고 만사는 생각한다.









계단길의 담장이 참 예쁘다. 처마가 계단을 따라 오른다. 비가 올 때, 눈이 올 때 이 담장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 길을 따라가면 종묘와 창덕궁 사이 담장을 따라 조성한 340미터의 보행로가 나온다. 발밑에는 율곡터널이 있는데, 만사의 기억으로도 십년 이상 꽤 오래 공사를 했다. 기록을 보니 2010년 10월부터 2022년 12월까지로, 만사가 이 지역으로 이사 온 해부터 시작한, 끝날 것 같지 않은 공사였다.
아직 종묘 - 율곡로 - 창경궁으로 연결되는 상호통행로가 개방되진 않았다. 이 길이 만들어지면 종묘로 들어가 창경궁을 거쳐 창덕궁으로 나오는 나들이 코스가 완성된다. 봄과 가을엔 대단할 것이다.
땅에 발을 디딜 시간이다. 날씨가 흐려 시간이 흐르는 걸 느끼지 못했다.
이제 이 사거리에서 크게 빙글 돌아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340미터라고 했던가? 만사는 터널 끝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럴 일이 일어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도시에 낙엽이 쌓이고, 치우지 않아도 되는 여백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한때 물이고 바람이고 흙이었던 낙엽이 모습을 바꿔 돌아갈 준비중이다.
이제 궁궐문은 닫히고 사람들도 모두 돌아갔다.
무엇이 기다린다 한들, 또 어떠하겠어요
늦가을, 늦지 않았어요 다 괜찮아요











일본은 대체 머냐? 가까운 곳에 그렇게 친절하고 잘사는 이웃이 있어 좋은데, 친하게 지내기가 왜케 어려운지... 싸우지 말자... 길지 않은 인생...
서울 천호동에서 20년 이상을 살았는데... 나는 가보지 못했다... 저 신비한 터널 등등등...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다가, 보이는 것만 보다가, 그만 눈을 감으리라...